안녕하세요. 저는 병원 컨설팅 회사에서 데이터분석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주니어 데이터 분석가이자 서비스 기획자, 그리고 프로젝트 매니저(PM)로서 참여한 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병원 CRM 시스템을 기획 및 개발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가로서 기획자와 PM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겪은 도전과 문제 해결 경험을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CRM 기획에 중점을 두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했으며, 요구사항을 어떻게 구체화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했는지 다루고자 합니다.
예상독자
- CRM 프로그램 개발 프로세스에 관심 있는 사람
- 프로그램 개발시 데이터분석가의 역할이나 관점이 궁금한 사람
- 데이터분석가가 기획 및 PM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 흥미가 있는 사람
목차
1. 고객 관리 프로그램(CRM)이란?
2. CRM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
3. CRM 개발 프로세스 및 역할 수행
4. 프로젝트 후 느낀점
1. 고객 관리 프로그램(CRM)이란?
CRM의 정의와 역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은 고객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수집, 관리, 분석하여 기업의 매출 증대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CRM의 주요 기능
- 고객 데이터 통합 관리: 고객의 기본 정보, 구매 이력, 상담 기록 등을 저장
- 마케팅 자동화: 이메일, SMS, 푸시 알림 등을 통해 개인화된 마케팅 캠페인 실행
- 세일즈 관리: 영업 단계 추적 및 파이프라인 관리를 통한 영업효율 개선
- 대시보드 제공: 고객 행동 및 매출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1차 가공한 상태의 데이터 제공
병원에서는 환자의 기본 정보, 예약, 상담, 결제, 치료 이력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며, (= 쉽게 말해 전자차트)
데이터분석팀에서는 핵심지표를 위한 데이터 수집 도구로 사용 하고 있다.
2. CRM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
데이터 분석하러 왔는데,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라고요?
기존 CRM을 통해 고객 및 매출 분석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병원의 비즈니스 성장에 따른 새로운 데이터 분석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 부서에서는 CRM 개발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결정했다.
내가 데이터분석가로서 이 경험을 회고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솔루션 전문 회사라면 별도의 기획자나 PM이 담당했겠지만 우리 회사는 IT 개발 전문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채용하여 리소스를 투자하기 보다는, 스타트업답게 데이터분석가이자 고객사 담당자인 '내가' 기획과 PM 역할을 동시에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인프라팀에 데이터 엔지니어와 백엔드 개발자가 있었기 때문에 개발 업무는 분담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개발 필요성에 대한 주요 문제점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데이터 정규화 개선 필요
우선 병원 특성상 전자차트는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입력해야한다는 한계가 있다.
기존 CRM은 사용자의 자유도 높은 입력이 가능하여 데이터가 비일관적으로 저장되었고, 이에 따라 정량적인 분석이 어려웠다. 동일한 정보도 여러 방식으로 기록되며, 필수 입력값이 설정되지 않아 데이터가 누락되는 경우가 많았다.
2)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핵심 데이터 구축 부족
병원의 경영 및 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예: 매출 세부 데이터, 원가 관리, 재고 데이터 등)가 기존 CRM에서는 이러한 데이터가 누락되거나 분석하기 어려운 형태 또는 아예 수집되지 않았다.
3) 데이터 관리의 비효율성
일부는 crm 일부 데이터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일부는 수기로 관리되어 데이터가 여러 위치에 분산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데이터 통합 및 관리가 어렵고, 사용자별 중복 입력 및 오류가 발생으로 리소스 낭비에 대한 해결이 필요했다.
4) 데이터 자산화 및 보안 문제
기존 CRM은 병원 내부 시스템이 아닌 외부(관계사) 솔루션을 기반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데이터의 소유권이 병원에 있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데이터 자산화를 위한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병원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저장 및 분석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CRM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5) 자동화 및 운영 효율성 부족
게다가 데이터 접근 대한 절차가 번거로워, 데이터베이스 사용이 어려웠으며 기존 CRM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형태를 RAW로 쓸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이 엑셀로 데이터를 항상 가져와야해서 업무가 비효율적이고 속도도 낮았다.
따라서 운영 자동화를 위해 리소스를 절감할 필요성이 있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중심의 CRM 시스템을 기획하여, 데이터의 정형화·자동화·자산화를 목표로 개선하고자 했다.
새로운 CRM은 데이터의 체계적인 저장을 가능하게 하고, 분석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병원의 의사결정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3. CRM 개발 프로세스 및 역할 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법은 여러 방법론이 있으나, 우리는 폭포수 방식(Waterfall Model) 으로 아래와 같이 진행하였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CRM 개발 프로세스
① 프로젝트 기획 및 요구사항 정의: 문제점을 분석 및 개선 목표를 수립하여 병원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
② UX/UI 설계 및 디자인: 데이터 입력 최소화 및 자동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설계
③ 시스템 개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시스템 구현 및 데이터 연동
④ QA 및 기능 검증: 데이터 정합성 검토 및 사용성 Test
⑤ 배포 및 사용자 교육: 직원 교육 및 사용자 피드백 반영
⑥ 운영 및 유지보수(CS): 사용 중 발생하는 문제 해결 및 기능 개선
개발 방식 선정 이유
1) 실무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높은 완성도 요구
- 병원 CRM은 단순한 IT 시스템이 아니라 진료 및 운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로, 미완성된 상태에서 실무에 적용할 수 없었다. 기존 CRM 수준의 완성도를 갖춘 상태로 배포해야 하며, 필수 기능을 빠짐없이 구현해야 했다.
- 프로토타입을 실무에서 테스트하며 개선하는 방식이 아닌, 최대한 완전한 형태의 제품을 한 번에 제공해야 했다.
2) 안정적인 운영과 데이터 무결성 확보
- 병원 시스템은 한 번 구축하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기능 변경이 잦으면 업무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환자 정보 및 상담 기록 등 중요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무결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3) 리스크 최소화 및 장기적인 유지보수 고려
- 폭포수 모델은 초기 기획 단계에서 모든 요구사항을 확정하고 개발을 진행하므로, 예상치 못한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 또한, 초기 설계 단계에서 확장성을 고려하면, 향후 업그레이드나 기존CRM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시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물론 100% 완벽하게 구현되는 프로덕트는 없는것도 알고, 폭포수 모델로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워크플로우가 설계된 부분에 한해서는 잦은 개발 수정으로 인해 문제를 겪기도 하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데이터 분석가로서 병원의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RM을 기획했고,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했다. 각 단계별로 내가 수행한 역할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개발 요구사항 정의 : 데이터 정규화 및 비즈니스 개선 목표로 기획안 작성
➡️ 사용자 인터뷰 및 피드백 수집: 병원 관리자와 실무자 미팅을 통해 현업에서 불편했던 점과 필요한 기능을 수집
➡️ 데이터 로그설계 : 지표 설정과 수집이 필요한 데이터 유형 설계 및 데이터 로깅
➡️ 스토리보드 제작: Figma 및 Google Slides를 활용하여 CRM의 워크플로우 설계 및 와이어프레임 제작
➡️ 디자이너 및 개발자 협업: UI/UX 설계 디자인 방향을 디자이너와 논의하고, 개발자와 함께 기능 구현 가능성을 검토
➡️ 기능 검증 및 테스트 : 기능이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QA 테스트를 수행하고, 베타테스트 피드백을 반영하여 개선
➡️ 운영 및 CS 관리 : 사용자 교육 진행과 서비스 운영 이후 CS관리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통한 프로덕트 개선
(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내가 실질적으로 실무적으로 깊게 고민했던 '서비스 기획' 파트 과정을 세분화 해서 정리해 보도록하겠다)
각 단계별 고민했던 점 / 어려웠던 점
나는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데이터분석을 위한 개발 프로그램을 만드것이 사실 내 안의 가장 큰 목표를 삼았다.
결국 어떻게 데이터를 최적의 방법으로 플로우를 만들어서 확보할 수 있는가? 가 핵심이었던거 같다.
① 프로젝트 기획 및 요구사항 정의
- 요구사항정의서를 작성할 때에는 필요한 데이터 리스트를 구조화 하며, 데이터가 쌓인 뒤 Dead Data가 되지않기 위해
정말 이 데이터가 병원에 필요한가? 당장 이 시점의 비즈니스에서만 필요한 데이터인가? 일회성인가? 지속가능성이 있는 데이터인가 고민했다. - 데이터 자산화를 추진하기 위한 데이터 파이프라인 설계를 하며(GCP) 데이터 자동화 구축 뿐만 아니라,
- 이 프로덕트로 현재 문제를 최대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어떻게 현장에서도 최대한의 자동화를 만들 것인가, 전체 실무 워크플로우의 하드웨어 개선 방법을 고려했다.
(ex 기존에 영업관리팀에서 매출 수기 확인 작업을 하드웨어 도입으로 인건비 절감 및 효율화 방법을 고안)
② UX/UI 설계 및 디자인
-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실제 워크플로우를 반영하여 사용자 경험 중심 설계(User-Centered Design, UCD)를 진행했다.
- 사용자가 쉽게 데이터를 입력하고, 필요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최소 입력, 최대 자동화 방식으로 기획했다.
- 기존에는 데이터 누락 현상이 많았지만, 너무 많은 입력에 대한 강제성을 부여하면 막상 현장에서는 피로감을 많이 느낄 수도 있어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시스템으로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서 개선할지 설계에 대한 고민을 했다.
- 인하우스 디자이너 채용이 지연되어 외주 디자이너와의 미팅에서 병원 도메인 설명을 디테일하게 전달해야했고, 전달 과정에서 다르게 이해한 부분이 있으면 재작업을 진행하는 등 리소스 낭비에 대한 경계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 기획의도에 부합하면 디자이너의 UI 패턴(UI Patterns)을 최대한 반영 및 고려
③ 시스템 개발
- 기획 의도가 개발 과정에서 유지되는지 검토하며, 꼭 필요한 기능인지 논의하며 고려했다.
- 기존 기능을 사용방식을 달리하면 활용할 수 있는 경우, 새로운 기능 개발을 최소화하여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을 최적화했다.
- (but) 실무에서의 사용성 편의에 따른 요구와 개발팀이 원하는 플로우가 달라 끊임없이 조율해야 했다.
- 디자이너와 개발자 간 의견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최종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을 모두 감당해야 했다.
- 기획 의도와 달리 개발단계에서 임의로 기능을 구현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
- 기획- 디자인의 결과를 개발로 구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
④ QA 및 기능 검증
- 기획 의도와 다른 플로우의 데이터 설계가 된 내용이 있는지,
여러 CASE를 가정했을 때 오류가 나지 않는지, 현장의 플로우가 정방향이 아니라 역방향일때도 문제가 없는지 등 테스트 진행 - 데이터 정합성과 사용성에 대해 검증함
- 알파,베타테스트 진행을 하며 기존 CRM 마이그레이션도 병렬로 진행을 하면서 이전 데이터에 대한 문제나 활용도에 대한 문제점 개선
⑤ 배포 및 사용자 교육
- CRM 시스템 사용법을 교육하기 위해 실무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 문서를 제작했다.
- 서비스 운영이 시작되고, 개발팀과의 서비스 오류사항을 최대한 빠르게 잡기 위한 Error 프로세스 구축하기
- 사용자가 실무에서 불편한점을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기 위한 조율
- 당연히 시스템이 운영 초기에는 사용자의 불편사항이 잇따르는데, 그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높은 요소를 결정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다. 각부서에서는 본인들이 쓰는 파트가 가장 개선이 시급하다고 하기 때문이다.(당연함)
⑥ 운영 및 유지보수(CS)
- 실제 사용자의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필요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 어떤 프로덕트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든 사용자의 만족도를 100% 충족시킬 수 없기에, 수많은 요구사항과 피드백 중 진행여부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것의 어려움
- 크리티컬한 문제가 아니고 사용이 가능하다면 개발팀의 일정을 고려하여 어떻게 일정관리를 해야할지 고민
4. 프로젝트 후 느낀점
총 1년 6개월의 프로젝트 기간 동안 사실 초반에는 많은 고민과 방황이 있었다.
데이터분석가로 입사해 여러가지 분석 방법론을 공부하며 업무를 진행해왔었지만,
CRM 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기획자와 PM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보며 처음 해보는 업무의 명확성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데이터분석가가 시스템 개발에 대한 기획을 왜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깨달은 점은, 데이터분석을 하려면 데이터 분석 이전에 데이터 자체의 신뢰도를 확보해야하고, 데이터가 잘 흐르고 필요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이나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분석가의 중요한 역할임을 알았다.
그 후로는 데이터분석 관련 공부와 더불어, 서비스 기획 서적과 강의를 통해 프로젝트에 몰입하게되었고 그 생각의 전환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점은 다음과 같다.
- 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획의 중요성: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려면 먼저 사용성 있는 데이터가 올바르게 적재되어야 한다.
- UX/UI와 데이터 설계의 연관성: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쌓기 위해 UI/UX 설계에 따라 사용자의 이용 플로우 자체가 달라질정도의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전체적인 프로세스 관리 경험(PM):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경험을 했다.
이번 CRM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는 단순한 시스템 개발을 넘어서,
병원의 비즈니스 성장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구축 과정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설정의 중요성과 그 기반이 분석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앞으로 본연의 데이터 분석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 경험은 스타트업 주니어로서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